[기사공유]야후 ‘실패한 개혁’ 4년…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지난달 25일 뉴욕 증시 개장 직전. 미국 최대 통신회사인 버라이즌이 야후의 핵심 사업인 인터넷 부문과 보유 부동산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헤지펀드인 스타보드 밸류와의 경영권 다툼 속에서 지난해부터 매각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지만, 양측의 발표에 월스트리트는 물론 실리콘밸리도 술렁였다. 매각 금액은 48억달러(약 5조3000억원). 야후의 전성기였던 2000년 당시 시가총액의 4%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야후는 한때 인터넷이라는 신세계의 상징과도 같았다. 검색 서비스는 물론 무료 이메일과 뉴스, 금융 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해 인터넷 1세대에게는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검색은 구글에 밀리고, 모바일 시장은 페이스북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매각으로 야후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지분 15%와 야후 재팬 지분 등만 보유하는 이름뿐인 회사로 남게 된다. 22년 야후 기업사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되는 셈이다.

그 종지부에는 침몰하던 야후의 부활을 이끌 것으로 화려한 기대를 모은 스타 경영인 머리사 메이어(Mayer·41) 야후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이 각인된다. 그는 이달 초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CEO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결국 이번 매각으로 4년간에 걸친 그의 회생 시도 역시 실패로 결론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포천 500 최연소 CEO였던 메이어는 2012년 취임 당시 야후를 환골탈태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취임 1년 만에 실적이 급반등하자 ‘인터넷 업계의 스티브 잡스’라는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회생의 기미가 희미하게나마 보였던 야후의 몰락은 그래서 더 충격적이고, 극적이었다. ‘1주일에 130시간도 일할 수 있다’라던 워커홀릭(일에 미친 듯 빠진 사람) CEO의 실험은 왜 미완(未完)의 개혁으로 끝난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의 리더십이 세 가지 함정에 빠졌다고 얘기한다. ①장기 전략 면에서 ‘정체성 혼란’ ②내부 통제 면에서 ‘불신’ ③스타일 면에서 ‘과대포장’이다.


“本業을 찾아라” 충고를 듣지 않았다

지난 2006년 야후 수석부사장이었던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내부 메모에서 야후를 ‘식빵 위에 바른 땅콩버터’에 비유했다. 그는 이 내부 메모에서 야후가 지나치게 넓은 분야에서 얇게 사업들을 펼쳐 놓았다며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고 비판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많은 IT업계 전문가는 야후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후발 주자에게 밀리는 원인을 정체성 혼란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검색엔진이다. 구글은 줄곧 검색엔진 향상에 집중했지만, 야후는 갈팡질팡하다 검색 시장에서 선점 우위를 빼앗겨버렸다.

메이어도 전임 CEO 5명과 마찬가지로 ‘선택과 집중’에 실패했다. 메이어는 급변하는 모바일 시장의 주류(主流)로 진입하려면 그에 걸맞은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과감한 인수합병(M&A) 행진에 나섰다. 취임 직후부터 스타트업 50여 개를 줄줄이 사들였다. 인수합병에 쏟아부은 자금만 28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무리하게 스타트업을 인수하다 보니 어느 서비스도 모바일 시장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오히려 본업 집중도가 떨어져 야후 서치 등 기존 주력 상품의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는 4년 새 10위권에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가는 혹독했다. 야후는 한때 온라인 광고 시장의 20%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3%에 불과했다. 구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2분기(4~6월) 손실 금액은 1년 전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4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야후 옛 로고 / 바뀐 로고

직원을 不信하는 ‘영웅주의’ 리더십

메이어 리더십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로는 일방통행식 소통 방식이 꼽힌다. 자신이 생각한 정답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고, 직원뿐 아니라 주주들에게 이를 강요하는 그의 리더십은 종종 도마 위에 올랐다.

재택근무 폐지, 로고 변경, 야후 이메일 개편은 메이어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직원들의 거센 반발과 외부 전문가의 혹평을 무릅쓴 결정이었지만, 거둔 성과는 미미했다.

메이어가 독단적으로 도입한 단기 실적 평가 시스템 또한 IT기업의 핵심 자산인 우수 직원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직원들의 지나친 경쟁을 부추겨 IT기업 문화의 핵심인 협업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새 실적 평가 시스템은 상대평가를 통해 실적이 우수한 10%에게 S등급을 주고 실적이 가장 저조한 5%에게 최하위 등급인 D를 주는 게 핵심이다. 그리고 D등급을 받은 상당수 직원은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렇게 직원들을 줄 세우는 인사 기법은 1980~1990년대 투자은행이나 컨설팅 업계에서 유행했던 것이다. IT업계에는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직원들이 게으르다고 생각한 메이어는 이 제도를 통해 매년 1000여 명 이상의 직원을 내보냈다. 구조조정이 이어지자 직원 입장에선 혁신보다는 생존이 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사내 협업 문화는 빠르게 사라졌다.

메이어의 야후 개혁 일지

화려함에 치중한 혁신

화려함을 즐기는 메이어의 행보는 미국 경제지는 물론 가십 매거진들이 일거수일투족을 쫓는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실속보다는 화려함에 치중하다 보니 그가 내린 결정들은 대부분 실패에 그치거나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초소형 블로그 서비스인 텀블러의 인수합병이 대표적이다. 텀블러는 모바일 시장 진입이 최우선 과제였던 야후에는 어울리지 않는 PC사용자 중심의 사이트였다. 무려 현금 11억달러에 회사를 사들여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 IT업계에서 텀블러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반면, 같은 시기 10억달러에 인스타그램을 사들였던 페이스북은 아직도 승승장구 중이다.

투자자들도 메이어의 화려함을 종종 문제 삼았다. 가령, 야후는 구글과 같은 ‘스타트업’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공짜 음식 비용으로 연간 4억5000만달러를 썼다.

그러나 보그매거진의 커버에 등장할 정도로 스포트라이트를 즐겼던 메이어가 외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적은 매우 드물다. 오히려 헤지펀드와의 경영권 다툼이 한창이던 지난해 말에도 700만달러짜리 호화 파티를 열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 관련 기사(조선비즈, 2016. 0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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