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공유]조직 내 개인주의, 피하기보다 꽃피울 대상

개인주의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젊은 구성원들의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확대되고, 일하는 방식도 개인주의적 성향에 더 적합하게 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개인주의 가치관을 바로 이해하고, 올바른 개인주의가 조직 내에 뿌리내리도록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네덜란드의 사회심리학자 홉스테드(Hofstede)는 56개 국가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국가간 문화 유형의 차이를 구분하는 주요 지표를 개발하였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다. 국가별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문화를 구분하는 연구를 한 결과 가장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나라는 미국이었다고 한다. 숫자가 100에 가까울수록 개인주의 성향이, 1에 가까울수록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볼 때, 미국은 무려 91의 숫자가 나온 것이다. 반면 집단주의 경향이 가장 강한 나라는 과테말라로 점수가 6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측하듯 한국은 강한 집단주의 성향을 보였는데, 점수가 18로 나타나 중국(20), 일본(46)보다도 훨씬 강한 집단주의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집단주의 성향은 우리 기업 문화에서도 강하게 나타난다. 상사의 업무 지시에 일사천리로 움직이고, 주말도 반납하며 회사를 위해 일하고, 힘든 업무가 끝나면 수고했다며 다같이 모여 늦은 밤까지 회식을 하는 것은 모두 집단주의의 대표적 모습이다. 이런 집단주의의 응집력은 우리 기업들이 단기간에 성공 신화를 쓰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문화와 가치관 속에서 성장해온 기성 세대들이 당혹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 입사하는 젊은 세대들의 개인주의적 가치관 때문이다. 실제로 기성 세대들은 신세대 구성원들이 보이는 가장 황당한 모습으로 나만 생각하는 태도와 소속감 및 애사심 부족을 꼽았다.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조직에의 충성심이 보이지 않아 걱정이라는 것이 기성 세대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왜?’라고 반문한다. 직장에 충성해봤자 회사가 어려우면 구조조정 당하는데다가 개인 삶도 소중한데 왜 회사에 내 청춘을 다 바쳐야 하냐는 것이다. 최근 한 방송사가 신세대 직장인들의 가치관과 조직 문화간의 갈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은 것도 이러한 세태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출판업계도 개인주의화 경향으로의 흐름을 찾아볼 수 있는데,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라는 책 속의 삽화들은 SNS를 통해 많은 젊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개인주의의 가치관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기업은 개인주의의 가치관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며, 과연 수용할 수 있을까?

집단주의의 명암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구성원들이 노력해야 하는 특성상 기업은 집단주의적 성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집단주의란, ‘나’보다는 ‘우리’라는 정체성을 우선으로 하고 개인 목표보다 집단 목표가 우선인 가치관, 성향을 의미한다. 집단주의는 집단의 결속력 및 정서적 애착이 강한 것이 주요 특징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면 조직 몰입이 높고, 집단 목표를 개인 목표와 동일시하거나 오히려 집단 목표를 보다 중요시하기 때문에 집단 성과에 대해 긍정적 기대감을 갖고, 집단에 대한 일체감을 강화시켜 더 몰입하는 성향도 보인다. 또한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높은 응집력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보다 빨리 극복하는 힘도 강한 집단주의에서 나온다. 일본 기업들에 이어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일부 서구 기업들은 아시아 기업들의 집단주의에 주목하기도 했다. 집단주의적 문화는 구성원간 협력과 일체감, 순응을 높여주기 때문에 서구 기업들도 이러한 집단주의 문화를 이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집단주의가 가지는 부작용을 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집단주의의 강한 연대감이나 그룹 내 규범을 수용해야 하는 것이 구성원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집단주의는 효율성, 획일성, 표준성을 강조하면서 개인의 다양성을 억압한다는 문제가 있다. 집단주의는 상명하복이나 집단 우선이 강조되다 보니 개인의 존엄성, 의사, 감정 등이 쉽게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개인의 자존감이 결핍되고 집단 의존증이 높아 집단 뒤에 숨은 무책임한 집단 이기주의를 양산하기도 하고, 수직적 가치관과 서열적 문화가 강해 타인과의 비교에 집착하는 경향도 보인다. 예를 들어 ‘남에게 보여지는 지위’가 중요하기 때문에 ‘호칭’을 버리지 못한다든지, 집단 속에서 ‘나’를 드러내는 순간 불이익이 올 것이라는 경험으로 인해 침묵하는 현상 등은 모두 집단주의의 폐해라고 볼 수 있다. 창의성을 강조하면서 구성원을 세세하게 관리/통제하는 것이나, 성과에 따라 차등 보상하는 제도를 운영하면서도 연차에 따라 결국 대부분 승진이 되고, 승진대상자들에게 좋은 평가 등급을 몰아주느라 서로 돌아가면서 희생하는 현상도 집단주의 모습으로 볼 수 있다.

개인주의에 대한 오해

그렇다면 개인주의는 어떠한가? 개인주의는 집단보다 개인 정체성을, 집단 목표보다 개인 목표를 중요시한다. 조직 속의 내가 아니라 독립된 개개인이 모인 조직이라는 관점을 갖고 있다. 또한 개인주의는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개인을 배려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기성 세대들은 개인을 중시하는 가치가 이기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주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몇 가지 오해를 하는 듯 하다.

●개인주의는 이기주의가 아니다

이기주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남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자기 권리만을 주장하는 행동을 일컫는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외치던 ‘나만 아니면 돼’가 전형적인 이기주의적 생각이다. 이기주의는 갈등을 유발하고 발전을 저해하기도 한다. 반면, 합리적 모습의 개인주의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전제된다. 남이 나를 대했으면 하는 기준으로 타인을 대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함부로 간섭하지 않는다. 내가 존중 받고 싶은 모습으로 타인을 존중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공감이 비교적 높은 것이 그 특징이다. 실제로 사회학자 뒤르켐(Durkheim)은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다르게 개인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중시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개인주의는 고립을 의미하지 않는다

혹자는 개인주의적 성향은 남과 협업하지 않고 고립되는 것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정한 개인주의는 성숙하고 자율적인 개인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을 의미하며, 공동체 생활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타협이나 양보 역시 필수불가결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스웨덴은 1인 가구 비율도 높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매우 높은 나라이다. 국민들이 개인적인 형태로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고립되거나 개별화된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개인들이 모인 공동체 생활을 지향한다. 이와 관련해 ‘개인주의자 선언’의 저자인 문유석 판사는 ‘개인주의는 인간이 필연적으로 집단을 이루어 살고, 공정한 규칙이 필요하고, 자신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약될 수 있음을 수긍한다. 다른 사람 입장에서 타협할 줄 알고, 개인 힘만으로 바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과 연대할 줄 안다. 그러나 이러한 합리적 태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것이 바로 이기주의이며 이는 개인주의와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왜 개인주의를 고민해야 하는가?

기업 특성상 집단주의의 문화를 버릴 수는 없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미 개인주의는 미래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미래학자인 마티아스 호르크스(Matthias Horx)는 ‘메가트렌드 2045’라는 저서에서 미래 메가 트렌드 11개 중 하나로 개인화를 꼽고 있다. 개인주의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다소 불편하더라도 개인주의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몇 가지 더 있다.

● 구성원 가치관의 변화

기업 내 구성원들의 가치관이 점점 개인주의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이는 기업 내에 유입되기 시작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가치관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미 많이 알려졌듯이 밀레니얼 세대들은 기성 세대보다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훨씬 강하다. 이러한 젊은 인재들에게 기성 세대에게 유효했던 조직 논리는 이제 더 이상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예컨대, 회사가 어려우니 주말에도 출근해서 기강을 잡자든지, 윗사람이 퇴근하기 전까지는 일을 끝냈더라도 같이 남아서 동료의식을 보여야 한다는 논리는 젊은 인재들에게 비합리적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일이 있으면 야근을 하지만, 일이 없는데 팀웍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는 것은 개인 시간의 낭비이자 불필요한 희생이므로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구성원 개개인이 있기 때문에 회사도 존재하는 것이고, 회사 목적 달성도 중요하지만 조직 안에서 개인의 꿈을 성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여긴다.

밀레니얼 세대뿐만 아니라 기존 구성원들의 가치관도 점점 개인주의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심리학회지에 실린 한국인의 가치관 변화 추이에 대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국인의 가치관이 지난 20년간 점점 개인주의화되고 있고 탈권위주의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기성 세대들 사이에서도 개인주의의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조직 내 여성 인력이 증가하고 있고, 맞벌이 인력이 증가하면서 조직을 일순위로 두기보다 가정과 일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들이 확산되고 있다. 저녁 회식조차도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드는 현상은 개인주의 가치관이 확대되는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

● 성과 창출 방식의 변화

성과 창출을 위해 일하는 방식도 개인주의화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첫번째는 일의 형태가 직업(Job)이 아닌 개인 단위의 일(Work)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집단주의가 작동하기 어려운 형태로의 변화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포브스(Forbes)는 2016년 일터의 트렌드 변화(Workplace Trend)를 발표했는데 그 중 하나로 ‘긱스(Gigs)’를 소개한 바 있다. 긱스란 일 중심으로 모였다가 흩어지는 방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구성원이 업무 관련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그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일하고 성과 창출 후에는 다시 흩어지는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다. 윌리엄 브릿지(William Bridges)는 1980년대에 ‘탈직무화(De-Jobbing)’라는 개념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긱스와 유사한 개념이다. 즉, 조직 내에서 자리(Post)를 차지하고, 승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또한 오픈 이노베이션 등 외부 인재들과의 협업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혁신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기업 내의 역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집단주의가 강한 조직에서는 다소 어려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집단주의는 내가 속한 집단에 대해서는 자기 이익을 희생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는 반면 다른 조직에 대해서는 개인주의보다 더 경쟁적이거나 공격적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개인주의는 집단주의보다 타인에 대해 더 신뢰를 보이고 다양성에 관대한 경향이 있다. 외부인과 업무 중심으로 신뢰 관계를 구축하여 협업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환경에서는 집단주의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두번째는 다양성과 창의성이 성과 창출의 주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집단주의에서는 창의성 발현에 다소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집단주의 문화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구성원간 동조 압력 때문이다. 창의적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독립적이고 자율성을 지향하며 자신감이 넘치는 특징을 보인다. 그런데 집단주의 조직에서는 다수의 견해에 따르고 권위에 순종적이며 동질성을 지향하기 때문에 창의성 발현이 어렵다. 이미 많은 연구 논문에서 집단주의는 조화와 협력을 촉진하긴 하지만 혁신을 촉진하는 창의성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창의성을 조직의 핵심적 가치로 지녀야 할 조직은 모든 구성원을 평등하게 대하고 각자의 독창성을 인정하는 수평적 개인주의 문화를 개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경직된 조직 논리나 전통(Legacy)을 깨고 유연함을 갖추기 위해서도 개인주의를 고려해볼 수 있다. 집단주의가 강한 조직은 집단의 힘이 매우 강해서 조직 논리를 혁신적으로 깨뜨리기가 상당히 어렵다. 오히려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고 있는 개인들이 집합된 형태라면 보다 유연하고 빠른 변화를 꾀하기 쉬울 수 있다.

조직내 합리적 개인주의를 싹틔우려면

그럼에도 조직 내에 개인주의가 웬말이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분명 있다. 집단주의가 보이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러가지 병폐를 보이듯, 개인주의가 자칫 이기주의로 전락되면 기업의 존폐에 위협을 느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런데, 우선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는 서로 반대의 개념은 아니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는 한 조직 내에서도 공존할 수 있고, 다만 상황과 조건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또한 트라이언디스(Triandis)의 연구에 따르면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 수직주의, 수평주의 개념을 더한 변형된 모습들도 최근 소개되고 있다(하단 그림 참조). 즉, 집단주의의 장점을 취하면서도 그 속에서 합리적 개인주의를 싹틔움으로써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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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제적/획일적 HR 제도의 탈피

올바른 개인주의 문화가 잘 녹아내리기 위해서는 조직 내의 획일적인 제도나 통제 중심의 경영 마인드를 하나씩 수정하면서 제도의 합리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구성원들은 회사의 목표를 위해 타인과 협업하고 몰입을 통해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고, 반면 회사도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강을 바로 잡겠다며 행해지는 마이크로한 관리 방식은 구성원과 회사간의 신뢰만 깨뜨릴 뿐이다. 만약 구성원들의 긴장감이 필요하다면 구성원들에게 신뢰와 논리를 기반으로 동참을 호소해도 충분하다. 구성원들에게 자율성을 주되 최소한의 규칙과 성과 목표에 대한 분명한 공유가 이루어진다면 구성원들이 몰입하며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다.

획일적인 제도의 탈피도 필요하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시행하고 있는 유연근무제도 등은 구성원들의 다양한 삶의 패턴에 따라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합리적 제도로 꼽힌다. 다양한 경력 경로를 마련하는 것도 구성원들의 목표나 꿈의 성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개인과 조직이 서로 타협 가능한 범위 내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서 빠르게 승진하는 경로와 전문적인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경로를 구분하여 설계한다면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부와 명예에 한정되어 있던 성공의 기준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도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성공의 방법을 보여주고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줄 필요가 있다. 구성원의 삶의 선택 기준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데 기업은 여전히 ‘승진’만 당근책으로 내놓는다면 구성원들을 동기부여하는데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 구성원 개개인의 전문성 강화

개인주의 문화를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의 역할이 정립되어 있고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시키는대로 일하는 방식이라든지, 조직 논리에 따른 의사결정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다.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가 제도에 대한 수정이 일어나야 한다. ‘개인주의자 선언’의 저자 문유석 판사는 조직 내에도 개인주의가 확산될 수 있어야 함을 주장하며, 이를 위해 조직 내에 다양한 능력이 각기 다른 기준을 통해 정확하게 평가 받고 보상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기업 조직 내에서 다양한 능력을 다양한 기준으로 모두 인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구성원 개개인이 가진 역량을 분석하고 장점을 개발하는 노력에 중점을 둔다면 전체 조직 역량을 제고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최근 GE나 Microsoft 등이 평가 제도를 변화시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 기업은 상대서열화가 구성원 역량 제고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는 판단 하에 구성원 한명 한명에 대한 리더와 동료의 평가를 강화하였다. 연례 행사격의 평가가 아니라 업무가 끝날 때마다 수시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줌으로써 피평가자에게 보다 자세한 피드백 사항을 전달하도록 한다. 구성원 등급 제도도 없애고, 대신 구성원들의 평가 내용을 풍부하게 하고 그것을 매니저가 수시로 커뮤니케이션 함으로써 평가의 기본 원칙인 역량 개발에 초점을 둔 것이다. 이를 통해 평가 왜곡을 최소화하고 피드백을 활성화시킴으로써 구성원 개개인의 전문성 강화에 중점을 둔 것이다.

● 일하는 방식 및 조직 운영 방식을 고려

많은 미국 기업들은 개인주의 조직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구성원 자율성을 중시하고 있는 샘코나 고어, 자포스와 같은 회사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역량을 중시하며 위계 조직을 없애는 등 개인주의 성향의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모든 기업에 다 적합한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극단적인 예지만 군대 조직은 철저한 수직적 집단주의 문화를 지향해야만 조직이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각 기업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성격이나 조직 구성원들의 성향 등을 고려해서 어떤 방식이 맞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구성원간의 끈끈한 협력이 중요한지, 외부 인력들과의 다양한 네트워크가 중요한지, 위계적이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더 적합한지 아니면 개개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 잘 살펴봐야 한다. 성과주의와 같은 조직 운영 방식만 하더라도 개인주의 문화가 강한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에게 공정한 방법으로 배분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조직은 구성원에게 평균적으로 배분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한다. 구성원들에게 창의적 사고를 강조하면서 집단주의적 경향이 강하다든지, 개별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을 강화하면서 집단주의적 업무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구성원 혼란과 불만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 구성원 개개인의 성숙도 제고

개인주의 문화가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실 무엇보다도 구성원 개개인들의 성숙도가 높아야 한다. 구성원 개개인이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명확한 책임의식을 가지며 성숙한 구성원으로서의 모습을 지녀야만 이기주의나 나르시시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환원근대’의 저자 김덕영 교수도 이제는 도덕적 개인주의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배려, 책임, 정의가 갖춰진 성숙한 개인으로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내 일이 아니니까’라는 조직 내의 이기주의나, 매사 타인과 비교하면서 불평하는 유치함, 구성원을 인격적으로 존중하지 않거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아집 등이 존재한다면 올바른 개인주의 문화를 구축하기 어렵다. 360도 평가 시 동료의 발전을 위하는 객관적 피드백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왜곡된 평가를 한다든지, 기준을 자신에게 두지 않고 항상 타인과 비교하거나 타인을 관찰하면서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구성원들이 존재한다면 성숙된 개인주의 문화를 꽃피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리더들 역시 구성원을 군대의 부하 직원 다루듯 하며 인격적으로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갖거나 자신의 성공 기준에만 사로잡혀 있다면 조직 내 올바른 개인주의를 정착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한국 기업에서 올바른 개인주의를 정착시키는 것이 더 어려운 이유는 구성원들이 공감이나 배려, 나의 가치를 나 자신에게 두고 스스로 만족하고 반영(Reflection)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오히려 어렸을 때부터 타인과의 비교와 경쟁 속에서만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개인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채용할 때부터 개개인들의 인격적 성숙함을 잘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 구성원이나 리더 대상의 코칭을 통해 합리적 사고, 다름 내지는 다양한 가치의 인정 등을 구성원 의식에 심어줄 필요가 있다. 타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대하면 좋겠다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대한다면 조직 내에서도 합리적 개인주의 문화의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어령 교수는 집단주의가 분명 여러 병폐를 갖고 있으나 그렇다고 서구식 개인주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든 토양이니, 한국인의 체질에 가장 잘 맞는 다른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래의 트렌드 중 하나로 개인화를 꼽은 미래학자 마티아스 호르크스 역시 기본적으로 인간은 소속감과 자율성이라는 다소 상반된 욕구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를 재조합한 새로운 문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개인주의에서 말하는 인간은 자아가 있는 사회적 존재이다. 결국 자아가 분명한 개개인들이 네트워크화된 집단이 앞으로 우리가 새롭게 고민해봐야 할 조직의 모습일 것이다.

> 관련 자료(LG경제연구원, 2016.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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