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공유]생산성 수수께끼, 구글은 이렇게 풀었다

기술은 발전하는데 왜 생산성은 그만큼 늘지 않을까? 세계 경제학자들이 난제로 여기는 ‘생산성의 수수께끼(productivity puzzle)’다. 구글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사람 간의 관계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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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가 넘는 뷔페식 카페테리아, 30m마다 놓인 간식대, 직원 개인별로 맞춤형 책상, 낮잠 캡슐에서 애완동물 돌봄 센터까지…. 구글의 직원 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구글 직원이 사망할 경우 배우자·동거인은 직원이 받던 급여 50%를 10년간 받을 수 있다. 구글의 인적자원 운영부서(People Programs)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라라 하딩은 “직원들의 자유와 권한을 인정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직원들이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데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생산성이었다. 구글은 수 년간 행복한 기업, 일하기 좋은 기업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직원의 생산성은 높아지지 않았다. 생산성 지표로 활용되는 직원 1인당 순익 기여도(actual net income per employee)를 살펴보면 2006년 28만8300달러(약 3억 6000만원)에서 2007년 25만 달러, 2008년에는 20만 달러로 3년 내리 하락세를 보였다. 구글은 인사 관련 데이터를 자체 분석해 생산성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구글에서 수만 건의 인사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생산성이 좋은 상위 25% 팀과 하위 25%인 팀을 구분 짓는 결정적 요인은 관리자의 탁월한 리더십이었다.

2009년 구글 인력분석팀(People Analytics)은 ‘프로젝트 산소(Oxygen Project)’를 발족해 구글 내 팀장급 이상에 관한 자료 100종류, 1만 건 이상을 수집해 분석했다. ‘좋은 리더야말로 조직의 산소’와 같다는 뜻으로 좋은 리더의 요건을 알아내기 위해 착수한 프로젝트였다. 꼬박 1년이 걸렸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8가지 조건이 추려졌다. 라즐로 복 구글 최고인적자원책임자(CHRO)는 “조건들을 중요도에 따라 순위를 매기자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라며 “직원들은 기술적인 우수성(전문성)을 가진 리더보다 1대 1 미팅을 자주 만들어 대화하고, 직원들의 삶과 경력관리에 관심을 가져주는 리더를 선호했다”고 말했다. 좋은 리더가 되려면 업무능력과 인간미를 균형 있게 갖춰야 한다는 것이 프로젝트 산소의 결론이었다.

업무능력과 인간미 고루 갖춘 리더 선호

구글은 프로젝트 산소 내용을 적극 전파하며 팀장 교육에 적용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최하위에 속하던 팀장들의 4분의 3은 팀원들로부터 (리더십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3년 내리 하락세를 보이던 직원 1인당 순익 기여도 역시 2010년 34만 달러로 올랐다. 구글은 2011년 3월 이 내용을 ‘구글 룰스(Google’s Rules)’라는 사규로 만들었다. 그런데 2011년 말 직원 1인당 순익 기여도가 29만 달러로 줄더니 2012년 19만 달러로 하락했다. 그러자 구글은 2012년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을 차용해 프로젝트 산소 성공의 후속작으로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를 발족했다. 목적은 그룹 간 생산성 차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엔지니어, 통계 전문가, 심리학자, 사회학자 등 전문가가 모여 구글 내 180개가 넘는 팀을 분석해 생산성이 좋은 팀의 비결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팀워크’를 주제로 한 분석에서는 A라는 팀원의 소속팀을 시작으로 다른 부서와의 교류를 살피기 위해 식사·학력·성격·취미 등을 분석했다. ‘규정·문화’에서는 팀 내 규칙에 따른 성과를 살폈다. ‘인재 배치’를 통해 우수한 인재가 모인 팀의 성공 여부도 파악했다. 이런 방법에서는 생산성 퍼즐의 열쇠를 찾지 못했다. 예컨대 구글 내 가장 생산성이 높은 팀으로 평가받는 몇 개 그룹은 회사 밖에서 서로 알고 지내는 친구들로 구성됐다. 이와 달리 회의실만 벗어나도 서로 모르는 사람이 되는 그룹도 있었다. 팀워크는 좋았지만 생산성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그룹도 있었다.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 연구원들은 팀 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팀원들의 규범을 찾는 데 4년의 시간을 쏟았다. 그렇게 해서 생산성 높은 팀원들이 ‘불문율’로 묘사했거나 ‘팀 문화’의 일부라고 설명했던 사례를 추려냈다. 레슬리 복은 2015년 말 연구 결과 발표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데 업무량이나 물리적인 공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라며 “중요한 것은 발언권(타인에 대한 배려)과 사회적 감수성(공감)”이라고 말했다. 서로의 주장만 펼치다 불협화음으로 팀이 와해하는 경우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그룹(팀)에서는 서로 배려하고 공감대 형성이 매우 잘 이뤄졌다. 예를 들어 무언의 규칙 등의 강요와 누군가의 목소리에 구성원이 따라가는 것이 아닌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는 등의 분위기가 중요했다.

팀원의 발언권 확보와 공감대 형성이 필수

‘사회적 감수성(공감)’이 부각된 것은 통념을 깨는 연구 결과였다. 회사 내에서 직원들이 공사를 구분하는 것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에 참여한 줄리아 로조브스키 구글 인력분석팀 팀원은 “삶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는데 가면을 쓰고 살아가면 행복한 삶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최고의 팀에서 팀원들은 서로에게 귀 기울이고, 그들이 무엇을 느끼고 원하는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라고 말했다. 구글은 심리학 전문용어를 인용해 이를 ‘심리적 안전’이라고 설명했다. 라즐로 복은 “직원이 직장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게 도와야 생산성이 극대화된다는 믿음은 변하지 않았다”라며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최고의 제품과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가장 생산적이고 끈끈한 팀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관련 기사(포브스, 2017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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