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공유]”굴뚝서 첨단 SW기업으로” GE·지멘스의 혁신 DNA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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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 굴뚝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 2015년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의 재탄생을 선언했다. GE는 회사를 대표하던 가전 부문을 중국 하이얼에 팔고 금융사업도 웰스파고에 매각했다. 대신 산업용 운영체계(OS)인 프리딕스(Predix)를 선보이며 그동안 판매해온 엔진과 기계·헬스케어 제품의 유지관리와 컨설팅·금융 서비스를 통합한 솔루션패키지 사업에 집중했다. 세계적인 제조기업이 서비스기업으로 180도 변신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과거 성공방정식에서 벗어나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 제조업체였던 GE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한 데 이어 독일 지멘스가 스마트공장의 대표주자로, 일본 히타치는 인프라기업으로 탈바꿈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139년 역사를 자랑하는 GE는 쉼 없이 혁신해왔다. 특히 2001년 제프리 이멀트 회장이 45세의 젊은 나이로 취임한 후 신성장동력 라인업을 새로 짰다. 환경과 에너지를 상상력과 결합한 에코매지네이션, 고령화 시대 건강·의료에 착안한 헬시매지네이션을 주창한 데 이어 2015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재탄생을 천명했다. 이멀트 회장은 지난해 GE의 연례행사 ‘마인드+머신 2016’에서도 “GE는 디지털 혁신에 올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GE의 디지털 역량을 한데 모은 GE디지털을 설립한 뒤 연간 5억달러(약 5,500억원) 이상을 소프트웨어 분야에 쏟아붓고 있다.

GE는 혁신을 위해 기업문화도 바꿨다. 수직적 조직문화를 버리고 소통과 협업을 장려하는 수평적 문화를 만든 것. 관행이었던 인사고과를 없애는 대신 관리자와 직원이 상시 피드백을 주고받고 이를 통해 개인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하며 실수도 할 수 있다는 게 GE가 원하는 새로운 인재상이다.


세계적 제조업체인 독일 지멘스도 2014년 ‘비전 2020’를 발표하며 신재생에너지와 헬스케어·에너지관리·스마트공장 등 신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이어 가전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롤스로이스에너지, 항공기 전용 가스터빈 및 컴프레서 사업을 인수하는 등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특히 지멘스는 제조업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스마트공장에 힘을 쏟았다. 독일 정부가 추진 중인 제조업 성장전략인 ‘인더스트리 4.0’을 주도하는 지멘스는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으로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소비자 요구에 따라 생산라인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모든 과정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효율과 속도를 높인 덕분이다.

신기술 개발 지원 및 육성을 위해 지멘스는 스타트업사업부인 ‘넥스트 47(Next 47)’도 신설했다. 향후 5년간 10억유로(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해 대기업이 지닌 조직적 제약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 및 신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다.

한때 일본을 대표하는 가전회사였던 히타치는 인프라기업으로 환골탈태했다. 2008년 일본 제조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던 히타치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오뚝이처럼 부활한 것. 히타치는 한국 업체들에 밀린 반도체·디스플레이·PC·TV사업 등을 정리하고 인프라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신흥시장에서 인프라 사업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정보기술(IT)·제어기술 등 자체 기술이 강점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하에 내린 과감한 결정이었다.

히타치는 2011년 하드디스크 사업을 미국 회사에 매각하고 자금을 이탈리아 철도업체와 미국 빅데이터 회사 인수에 쏟아부었다. 심지어 하드디스크 사업은 흑자였는데도 팔았다. 하지만 미래 핵심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과감하게 정리했다. 최근 히타치는 센서와 인공지능로봇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도 3배가량 늘리는 등 해당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팔 것은 과감하게 팔고 기업의 주력 사업영역까지 과감하게 바꾼 글로벌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의 성공법칙과 성장엔진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만큼 이들 기업처럼 환경변화에 카멜레온처럼 재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성장 한계에 부딪친 철강·조선 등 분야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간판인 전자·자동차까지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혁신 사례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임직원들에게 GE가 가전·금융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한 것처럼 효성도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해 혁신해야 한다고 레터를 보냈다. 그는 “GE의 핵심 성공 비결은 ‘언런(Unlearn)’, 즉 ‘배운 것을 고의로 잊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 ‘뉴SK’ 선언을 통해 대대적인 변신을 주문했다.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천천히 망하는 게 아니라 ‘서든데스(급작스러운 사망)’에 몰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0년도 훨씬 넘은 글로벌 기업들이 혁신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수출·제조업의 벽에 부닥쳐 대내외적 어려움을 맞은 한국 기업들도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 관련 기사(서울경제,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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