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공유]리더가 조직을 침묵시킨다

리더가 말도 안 되는 주제로 논리도 없이 이야기한다. 부하들은 리더 말이 터무니없음에도 무릎 꿇고 경청만을 해야 한다. 이러한 3류 건달 문화가 우리 사회에, 비즈니스에 만연해 있다. 이렇듯 주로 리더 홀로 이야기하고 나머지 구성원들은 조용히 듣고만 있는 현상을 ‘조직 내 침묵 현상(Organizational Silence)’라고 한다.

이런 조직 내 침묵 현상은 왜 생기는 것일까? 영화 ‘넘버3’를 보면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삼류 건달로 나오는 송강호는 헝그리 정신의 위대함을 설파하기 위해 그 예시로 “현정화, 현정화도 라면만 먹고 육상에도 금메달 3개나 따버렸어”라는 말을 한다. 부하 한 명이 “임춘애입니다, 형님!”라고 정확한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자 송강호는 그 부하를 죽일 듯이 패고 다른 부하들에게 “하… 하늘이, 내… 내가 빨간색이라면 빨간색인 것이야!”라며 분에 못 이겨 더듬거리며 호통을 친다. 그리고 침묵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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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침묵 현상은 1차적으로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재에서 시작된다. 부하직원이 직언하거나 자기 생각과 다른 이야기를 내놓았을 때 모욕감이나 무시하는 발언을 통해 계속 부정적 피드백을 주면 부하 직원은 결국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부정적 피드백이 아니라도, 팀원들의 적극적 아이디어에 말로만 긍정적 피드백을 주면서 전혀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당연히 팀원들은 말을 하고 싶어 하지 않게 된다. 말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리더의 이런 부적절한 반응과 더불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올바른 비즈니스를 위해 투쟁하는 직원들은 승진이 안 되고 조용히 리더의 말만 따른 이들이 임원이 되는 인사 시스템 역시 조직 내 침묵 현상을 불 일으킨다. 거기에 상사에게는 복종하는 게 미덕이라는 유교적 정신까지 조직 문화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면 침묵의 시간은 길고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조직 내 침묵 현상이 지속되면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까? LG경제연구소에 의하면 세 가지 폐해가 생길 것이라고 한다.

조직 내 침묵 현상의 세 가지 폐해

첫째, 조직 내에 집합적 창의성이 발휘되기 어려워진다. 창의성이라는 것은 이질적인 요소들이 서로 충돌할 때 나타난다. 버클리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챌런 네메스(Charlan Nemeth)는 창의성에 대한 흥미로운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한 가지 색으로 되어 있는 슬라이드를 보여준 후 거기에서부터 자유연상을 하게 했다. 파란색 슬라이드를 보여주자 약 80%는 파란색과 관련된 매우 평범한 자유연상을 했고 약 20%는 ‘외롭다’ ‘아일랜드’ 등 평범치 않은 답을 했다.

이후 네메스는 실험에 작은 변형을 주었다. 각 실험 그룹에 몰래 배우들을 들여보내서, 예를 들어 파란색 슬라이드를 보여주면 배우는 ‘저것은 빨간색이나 녹색’처럼 엉뚱한 대답을 늘어놓게 했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나머지 피실험자들에게서 매우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서로 이질적인 것이 충돌해 창의성을 발휘한 것이다. 당연히 조직 내 침묵 현상은 이러한 조직 내의 집합적 창의성을 말살한다.

둘째, 리더의 계획이나 의도가 부하 직원들에게 명확히 전달되기 어렵다. 부하직원들이 만약 리더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질문’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질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일이 진행된다면 리더가 의도한 것과 상이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임원은 ‘다들 열심히 적고 있길래 내 말을 다 알아들은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전혀 엉뚱한 일을 해 놓은 걸 보곤 황당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셋째, 조직원들의 냉소주의를 확대·재생산한다. 침묵은 하고 싶은 말도 못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조직을 향한 충성도나 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을 조직원 스스로가 인지하게 되면서 조직에 냉소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조직의 생산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비즈니스에서 삼류는 살아남기 힘들다. 조직 내 침묵 현상이 지배하고 있다면 그 조직은 삼류나 마찬가지다. 리더가 ‘헝그리 정신’을 항상 잊지 말자고 해도, 조직 내 침묵은 그저 조직 자체를 ‘헝그리’하게 만들어 생산성을 낮춘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자유롭게 아이디어와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조직이야말로 ‘넘버 1’의 자격이 있지 않을까?

> 관련 기사(ㅍㅍㅅㅅ, 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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