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공유]세상을 바꾸는 힘 ‘집단지성’

2016-10-07-094636

# 1. 캐나다에 위치한 세계 3대 금광회사인 ‘골드코프’는 한 때 심각한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직원들의 파업은 계속됐고, 부채는 줄어들 기미가 안보였으며 더 이상 금을 채굴할 곳마저도 없어 사업을 중단해야 할 위기까지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맥위엔 골드코프 CEO는 엄청난 모험을 했다. 회사가 갖고 있던 지적자산과 각종 지질 데이터를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그리고 57만달러(약 6억원)를 상금으로 내 걸고 금 매장 후보지나 효율적인 탐사 방법을 제안하는 참가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약 50개국에서 10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 이벤트에 참가했다. 그리고 골드리프는 이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110개의 금광후보지를 찾아냈고 여기서 220톤이 넘는 금을 채굴했다. 30억달러(3조3500억원)에 달하는 양이었다. 이후 회사는 다시금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 2. 1989년, 알레스카에서는 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가 있었다. 5300갤런의 원유를 싣고 가던 유조선 ‘엑슨발데스호’가 좌초돼 원유를 바다에 유출했다. 당시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제에 동원됐고 1년간 20억달러의 비용을 들여 사고를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으며 17년간 지속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던 국제기름유출연구소(OSRI)는 이노센티브라는 회사에 해결을 의뢰했다. 이노센티브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이노센티브는 원유유출 사고 문제를 공유했고 수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후 단 3개월만에 17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가 해결됐다.

두 사례는 집단지성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 집단지성이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과정에서 도출되는 집단적 능력이다. 이 개념의 전제는 우수한 능력을 가진 소수의 전문가가 아닌 다수의 평범한 대중의 통합된 지성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깔려있다.

특히 집단지성은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더욱 조명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혁신이 필요한 기업들이 이를 적극 활용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집단지성을 활용하면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를 통해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출시해 고객 만족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집단지성을 통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집단지성은 기업만 변화시킨 것이 아니다. 일반인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위키피디아 등의 오픈형 백과사전이다. 또 네이버의 지식인 서비스와 사전 참여번역 서비스도 해당된다.

김재우 전북대 교수는 “집단지성은 여러 사람들이 공동의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을 가진다”라며 “경제적, 사회적으로 집단지성은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단지성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다. 부작용 사례도 셀 수 없을 정도다. 000위키 백과사전의 경우, 실제 참여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참여자의 숫자가 적다는 것은 특정 집단이나 성향의 사람들의 비중이 높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한쪽으로 편중된 정보가 쌓일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잘못된 정보가 사실인 양 퍼져 또 다른 피해를 남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여기에 더 이상 전문가가 이제는 전문가가 아닌 시대가 됐다. 올해 여름 유행했던 ‘에어컨 기사의 양심고객’이 대표적이다. 한 에어컨 기사가 양심고백이라며 인터넷에 정보를 공유했고 이 글은 화제가 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공유한 정보는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집단지성이 집단사고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집단사고란 응집력이 높은 집단의 사람들이 만장일치를 추진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뒤엎는 것을 말한다. 즉, 몇몇 사람들이 작당해 그 안에서 결정을 내려버리는 것이다.

정상수 청주대학교 교수는 “집단지성이 언제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집단지성이 나오기 위해선 개인의 뛰어난 아이디어가 우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 관련 기사(IT조선, 2016. 09. 04)

[기사공유]미래, 혼자 안 보이면 여럿이 함께

브렉시트와 같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부닥쳤을 때면 으레 전문가를 찾기 마련이다. 답답한 마음에 브렉시트 후 유럽은 어떻게 될지, 세계 금융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우리나라는 어떤 영향을 받을지 등에 대해 물어본다.

하지만 사전예측도 제대로 못한 전문가가 미래를 예측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브렉시트같은 상황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민족주의 등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들이 빚어낸 결과이므로 전문가 한 명이 그 의미를 해설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 모든 분야를 통달한 전지전능한 만물박사는 없다.

이럴 때는 모이고 협업해야 한다.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각자의 전문지식을 총동원하고 지혜를 모은다면 미래예측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전문용어로 이를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 부른다.

혼자의 눈에는 안 보이던 것들이 여럿이 함께 보면 윤곽이 보일 수 있다. 정확히 예견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방향성이나 추세, 개연성은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

미래예측은 깜깜한 미래를 향해 전조등을 비추는 것과 같다. 한 명의 전문가가 전조등을 비추는 것보다 여러 명의 전문가들이 함께 비추면 더 멀리 더 또렷이 볼 수 있다.

집단지성의 힘

우생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프랜시스 골턴(Francsis Galton)의 에피소드는 집단지성의 위력을 이야기할 때 종종 인용된다. 골턴은 1906년 우연히 우시장에서 황소 무게를 눈대중으로 알아맞히는 대회를 목격한다. 이 대회에는 무려 800여 명이 참가했는데 그 누구도 황소 무게를 정확히 맞히지 못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대회 참가자들이 적어낸 무게의 평균을 계산해본 결과 황소의 실제무게와 거의 비슷했다는 것이다. 추정 평균치는 1197파운드였고 황소의 실제 무게는 1198파운드였다. 황소 전문가들이 써낸 추정치보다 전체 참가자 추정치의 평균값이 더 정확했다.

골턴은 이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이야기를 1907년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한다. 개별적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지식이나 지혜는 미미해보일지라도 그것이 모이면 누구도 예상 못한 놀라운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해준다.

미래는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미지의 세상이다. 미래예측이야말로 이러한 집단지성이 필요한 영역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혼자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협업이 필요하다. 방대하고 복잡한 문제일수록 집단지성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브렉시트만 하더라도 그 의미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유럽지역학, EU 정책, 금융, 국제관계, 국제법, 외교, 유럽사, 사회심리, 민족문제, 과학기술 등 분야별 전문가의 식견이 필요하다. 한 분야 전문가의 예측만으로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 머물 수밖에 없다. 오늘날은 천부적 예지력과 재능을 가진 전문가 한 사람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보통 미래예측을 하는 데는 다양한 기법이 사용되는데 그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시나리오 기법’과 ‘델파이 기법(Delphi technique)’이다.

시나리오 기법은 영화의 장면, 순서, 행동, 대사를 담은 시나리오처럼 미래의 가상적 상황, 개연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는 방법이다.

반면 델파이 기법은 전문가의 집단지성을 활용한다. 여러 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설문조사를 해서 의견을 모으고 교환하면서 공통 의견을 추출하고 수렴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전문가 합의법’이라고도 부르는데 원래 1948년 미국 랜드(RAND)연구소에서 처음 개발돼 군사·교육·연구개발·정보처리 등 다양한 분야의 미래 예측에 이용되고 있다.

델파이 기법이라는 명칭은 고대 그리스에서 미래를 알기 위해 델포이 신전(Delphoe)에서 신탁을 행했던 데서 유래한다. 신탁이란 신이 사람을 매개자로 하여 그의 뜻을 나타내거나 인간의 물음에 답하는 것을 말하는데, 신에게 미래를 묻듯이 전문가들에게 미래를 묻는 것이 델파이 기법이다.

이 기법은 몇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첫째, 응답자 익명을 보장하므로 미묘한 사안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둘째, 피드백 등 반복과정을 통해 미래예측의 논점과 이슈를 모아갈 수 있다. 셋째,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통계적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확률적인 정확성을 추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1년 한국미래학회와 한국과학기술연구소가 함께 펴낸 ‘서기 2000년의 한국에 관한 조사연구’ 보고서에서 한국 최초로 델파이 기법을 미래연구에 적용해 서기 2000년의 미래상을 본격적으로 탐구했다.

미래소통 플랫폼의 가치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전문가들이 맞들면 더 나을 것이다. 전문가들의 식견과 지혜가 모이면 보다 객관적이고 개연성이 높은 미래예측이 가능하다.

현실 문제가 너무 많아서인지 우리나라에는 내로라하는 미래학자도 전문적인 미래연구소도 없다. 미래를 준비할 자세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사회이다.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시급하다.

현실이 이러할진대, 당장 우리가 맞닥뜨려야 할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시대, 브렉시트 등 엄중한 미래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미래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다. 밀실에서 관계자와 전문가 몇 명이 대책을 논의할 것이 아니라 이슈를 공론화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집단지성의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인들의 참여는 다다익선이다. 미래는 특정집단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누구나 현실은 고달파도 미래에 대한 희망은 갖고 싶어 한다.

우선 온라인 공간에서라도 미래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고 미래에 대한 예측, 기대를 소통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이러한 ‘미래소통 플랫폼’은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소통의 장이자, 미래예측을 위한 집단지성의 활동 공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에서 정말 힘든 것은 객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 닥쳐올 상황 자체를 알 수 없는 경우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야말로 두려움의 근원이다.

미래예측은 사람들의 습관이 돼야 한다. 습관이 축적되면 문화가 된다. 미래를 자주 이야기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감소시키고 미래예측에 친숙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 관련 기사(테크M 제 40호, 2016.08.04)

[자료공유]Big Data로 들여다 본 집단지성과 집단사고의 차이

2016-06-14 17;07;53

어떤 조직은 집단지성을 창출하는데 반해 어떤 조직은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IT 기기를 활용한 Big Data 분석은 기존 연구가 볼 수 없었던 집단 내 개인간 소통과 이를 통해 아이디어 흐름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집단지성과 집단사고 연구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여기서 우리는 최첨단 Big Data가 고전 ‘논어’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다.

[목  차]
1. 왜 조직은 집단지성이 아닌 집단사고에 빠지는가?
2. Big Data가 분석한 집단지성과 집단사고의 차이
3. 정반합의 변증법으로 해석한 집단지성과 집단사고
4. 집단지성의 좋은 사례들: GM의 Alfred Sloan과 구글
5. 시사점

Executive Summary

○ 집단은 구성원들이 가진 정보와 지혜를 모아 집단지성을 이끌어 내고 싶어하지만 집단지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음
– 집단은 개인의 실수와 편향을 수정하고 토론을 통해 개개인의 정보와 지혜를 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대부분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 현실
– 개인의 실수와 편향이 리더 그룹을 중심으로 형성되면 반대의견을 통해 수정되기 보다는 집단 내에서 강화되면서 바로잡기 더욱 어렵게 되는 것이 집단사고의 함정

○ Big Data 분석을 통해 집단 내 아이디어의 흐름과 상호관계 네트워크를 관찰할 수 있게 되면서 집단지성과 집단사고의 연구에 상당한 시사점을 제공
– Big Data 분석 결과 집단 내 아이디어 흐름의 패턴이 집단을 구성하는 개개인의 능력이나 성격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인이고 이를 통해 해당 집단의 성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음
성과가 좋은 팀은 모든 팀원이 아이디어 흐름에 기여하면서 균형 잡힌 아이디어 흐름의 패턴이 나타나지만 성과가 낮은 팀은 소수의 팀원이 아이디어의 흐름을 장악하면서 일그러진 패턴이 나타남

○ 집단지성의 모범 사례로 리더 중에서는 GM의 Alfred Sloan을, 기업 중에서는 독특한 철학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구글을 꼽을 수 있음
– Alfred Sloan은 아이디어에 대한 비판을 삼가함으로써 다양한 아이디어가 거론될 수 있도록 배려하였고, 회사 내에서 친밀한 친구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경계함으로써 친밀한 조직의 취약성을 예방
– 구글은 기존의 기능 및 조직도(組織圖) 중심의 경영방식이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지만 반대로 자유와 책임을 제한한다고 보고 기존 방식 대신 정보공개와 소통을 원칙으로 하는 구글만의 조직 운영방식을 정립하여 실행

○ 집단지성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기업은 기존 조직도 중심의 조직운영 방식을 재검토하고, 집단지성을 창출할 수 있는 리더의 자질을 식별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음
– 기존 조직도 중심의 조직운영은 부서의 기능과 개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정적인 접근방식으로, 이보다는 기업 내 아이디어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동적인 조직운영 방식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음
타인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리더의 자세야 말로 집단지성을 이끌어 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이런 리더를 식별하고 활용해야 함

>> 관련 자료(포스코경영연구원, Big Data로 들여다 본 집단지성과 집단사고의 차이)